오라 가라 하는 이 아무도 없건만 세월 따라 계절은 잘도 오고, 잘도 가고들 합니다.
이곳 함백산 기슭에도 엊그제 까지만 해도 눈이 내리더니만 오늘 아침, 겨우-내 앙상했던 목련가지엔 아가 백조들이 가지마다 촘촘히 들 날아와 앉자 힘찬 비상을 위해 날개를 서서히 펴고 있고, 빈 개나리 숲 가지마다 참새들이 쪼아댄 자리 자리에 꽃잎을 틔운 개나리 덩굴들은 밥알을 뻥튀기해 노란 물감을 흠뻑 들여 머리에 가득 이고는 줄줄이 앉아들 있고, 겨울잠이 덜 깬 산중에는 나무들 사이사이로 진달래들이 연분홍 손수건을 흔들며 수줍은 웃음으로 반겨 주고들 있습니다.
“지난겨울 잘 견디시어 이 좋은 봄날을 맞이하시게 된 그 반가움에 우리 봄꽃들을 모두 피워 놓고는 이리 반겨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귓속말로 소근 거리면서 말입니다.
그래 이 환한 봄날을 맞으니 침침했던 눈이 밝아지면서 문득 ‘봄날은 간다’는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오는가 싶었는데 훌쩍 떠나 버리는 짧은 만남의 아쉬움 때문인지, 아님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의 무상함에서 인지…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손노원 선생 작사 박시춘 선생 작곡으로 백설희 선생이 1950년대에 부른, 꽤 오래 된 노래인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애창곡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애잔한 노랫말과 그 곡조가 우리의 심금을 울려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저절로
해도야 절로 가고
달도야 절로 가니
사는 일도 절로 절로
죽는 일도 절로 절로
나 절로
너 절로
우리 모두 저절로.
(정선신문 김한경 주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