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희직의 선거이야기]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불법·위법선거(1회)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강원도의원 출신 성희직 시인이 쓰는 ‘선거 이야기, 나의 선거 이야기’를 7~8회에 걸쳐 연재한다.
성희직(시인. 정선진폐상담소장)
주변 관리 못해 자신의 운전기사가 악감정 품고 금품수수 사실 제보 수사
여론조사 낙승 예상 불구 참모 과욕 불법 전화홍보원 대거 운영하다 적발
선거법은 매우 엄격하다. 후보자와 배우자, 선거 사무장의 불법. 위법 선거운동 행위는 당선되고도 ‘당선무효’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첫 번째 이야기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52석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에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한 청와대 의전비서관 출신 정만호 후보는 후보 등록 직전에 공천장을 반납하였다.
자신이 연루된 금품수수 사건이 신문 방송에 크게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제3대 강원도의원으로 나와 함께 의정 활동을 한 그 지역 동료의원 이야기는 이랬다.
“정만호 후보는 선거를 돕기로 한 전직 도의원과 승용차 뒷자리에 함께 타고서 선거자금으로 사용하라며 2,000만 원을 주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슨 영문인지 운전기사를 그만두게 한 것이 문제였다. 서운한 마음을 가진 운전기사가 자신이 직접 보고들은 금품수수 사실을 선관위에 제보해 버린 것이다.”
이후 신문 방송마다 “검찰, 열린우리당 정만호 후보 긴급체포” 이런 제목의 기사가 터지자, 중앙당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 사건은 자기 한 표밖에 없는 사람도 선거 출마자에게 악감정을 가지면 수십~수백 표를 깰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17대 총선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의 반발 여론이 거셌던 선거였다. 선거 결과 열린우리당 후보가 152석을 차지하고 한나라당이 12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정만호 후보는 당선이 유력한 상황을 스스로 걷어차 버린 셈이다.
두 번째 이야기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도 이른바 ‘돈뭉치 사건’이 터져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태백정선영월평창 선거구에 출마한 김택기 후보가 연루된 사건이다.
16대 총선에서 박우병 후보를 꺾고 당선된 김택기 후보는 17대 총선에선 이광재 국회의원과의 공천 경쟁에서 밀려 출마를 접게 되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꿔 이광재 후보와 맞붙게 되었다.
그런데 후보등록 하루 전인 3월 24일 오후 정선군의 한적한 도로에서 김 후보 측근이 운전한 승용차가 제보를 받고 출동한 선관위 직원과 경찰의 불심 검문에 걸렸다.
차 안에는 검은 비닐봉지 속에 500만 원 묶음, 100만 원 묶음 돈다발과 수표 등 4,100만 원이 실려 있었다. 김 후보 측에서는 “선거사무실 집기를 사들일 돈”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여러 정황상 불법 선거에 쓸 돈이란 결론이 났다. 사건은 연일 방송 뉴스로 크게 보도되었다.
결국, 김택기 후보는 후보등록 전날 후보직을 사퇴하였고 이후 재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10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여론조사에서 박빙으로 나타난 선거였는데 김택기 후보가 뼈 아픈 자충수를 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
-2011년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MBC 9시 뉴스 진행자로 이름을 날린 엄기영 앵커가 출마하였다. 이광재 도지사가 직을 상실하여 치른 보궐선거였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 두 사람은 모두 MBC 사장 출신이다.
엄기영 후보는 10여 년간 뉴스데스크 앵커로 이름을 날려고, 최문순 후보는 MBC 노조위원장 출신이었다.
투표일을 10여 일 남겨 놓은 시점에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엄기영 후보 48.5% 최문순 후보 28.5%로 무려 20% 격차를 보였다.
다른 조사에서도 13~15%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투표일이 불과 일주일 남았을 때 사건이 터져버렸다.
엄기영 후보 측에서 강릉의 한 펜션에 ‘불법 전화 홍보원’ 30여 명을 5개 조로 나누어 운영한 현장에 선관위원들이 제보를 받고 들이닥쳤다. 이 사건은 언론에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다.
선거 결과 최문순 51.5% 엄기영 46.6%로 뒤집혀버렸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엄 후보 측근과 선거 참모들이 과욕으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벌여 빚어진 선거 참사였다.
선거법은 매우 엄격하다. 후보자와 배우자, 선거 사무장의 불법. 위법 선거운동 행위는 당선되고도 ‘당선무효’ 된 사례가 적지 않다.
“우리 아버지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떨어지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도 있다.
정정당당하게 깨끗이 선거해야만 나라도 살고 자신도 살 수 있다. 선거 시기를 맞아 내가 이 글을 연재하게 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