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오로지 생각을 없애려고 애를 쓰나 결국 없애지 못한다. 그러니 앞의 생각을 마음에 두지 말고, 뒤에 일을 섣불리 추측하지 말며, 단지 현재의 일을 충실하게 처리해 나가면 차츰 무념(無念)의 경지로 들어가게 된다.
옛날에 어느 마음씨 좋은 부자가 두 하인을 자유의 몸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마지막으로 일을 맡겼다.
“이제 내일 아침이면 자네들은 자유의 몸이 되는 걸세. 마지막으로 오늘 밤에 할 일을 주겠네. 가늘고 길게 새끼를 꼬아주게. 될 수 있으면 튼튼하게 엮도록 하게.”
주인이 말을 마치고 돌아가자, 하인 하나가 투덜거렸다.
“정말 지독한 양반이군. 마지막까지 부려 먹으려고 하니 말이야.”
그러나 다른 하인은 주인이 시킨 일을 시작하며 말했다.
“그렇게 불평하지 말게. 내일이면 우리를 풀어 주신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게 주인님께 해드리는 마지막 일이니 열심히 하 세.”
그는 새끼를 가늘고 튼튼하게 엮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평을 하던 하인은 대충 얼기 설 기 엮어 놓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주인은 하인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자, 이제부터 자네들은 우리 집 하인이 아니고 자유인일세. 그동안 내 집에서 일하느라 고생이 많았으니, 어젯밤에 자네들이 엮은 새끼로 여기 돈 궤짝에 있는 엽전을 마음대로 꿰어 가지고 가게.”
이렇게 되자 결과는 대조적으로 나타났다.
길고 튼튼하게 새끼를 꼰 하인은 양껏 엽전을 가지고 갈 수 있었으나, 불평을 늘어놓던 하인은 새끼가 너무 굵어 엽전을 제대로 꿸 수가 없었다.
-이야기 채근담-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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