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서울을 자주 다니는 편으로, 고한에서 청량리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6편이 있는데 소요시간은 3시간 40여분으로, 버스보다 1시간 정도 더 걸리지만, 화장실이 있고 경노우대로 요금도 저렴하고 또 안전하기도 해서 열차를 자주 이용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태백에서 텅 비여서 오던 열차가, 카지노를 이용하는 고객들로 고한과 사북에서 60대 전후의 사람들로 좌석이 꽉 차게 되고, 타자마자 거의가 잠이 들어 몇 사람 코고는 소리 외에는 아주 조용하기에 앞 뒤 좌석에서 작게 이야기를 나누어도 귀 기울이면 다 들리게 되지요.
지난 달 서울을 가는데 뒷자리에 80대 정도로 보이는 할아버지 두 분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려 귀 기울여 듣게 되었지요.
“한 달에 몇 번이나 오슈? 두 번 정도 오지요. 그래 주머니에 용돈이 남아 있지를 않아요. 오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주머니에 돈만 생기며는 여기부터 와야 하니, 내 참… ”
“나도 마찬가지예요. 오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애들 월급날 용돈 받게 되면 여기부터 오게 되니, 돈도 돈이지만 애들이 알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도 오게 되니, 참 내 자신이 한심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 예요.”
앞좌석 할아버지는 서울에 다와 가자 전화가 왔다.
“아니 왜 전화 안했어? 응 잤어요! 그래 × × 이 축축 늘어 지게 잤구만”
하니 할아버지는 그냥 웃는다.
또 통로 건너 옆자리 아주머니는 눈가리개를 하시고는 계속 자다가, 청량리 다와 서는 전화를 한다.
“응 나 상가 집에 갔다가 지금 집으로 가는 중인데 한 시간 후면 도착할거야.”
열차 안에서 이런 저런 소리 귀 기울이다 보면 지루한줄 모르고 청량리 역에 도착하게 된답니다.
배고픈 시대에 태어나 갖은 고생 다하다가 형편이 조금 나아진 노년, 이제 떠날 날이 가까운 세월 살며, 자식들이 준 용돈가지고 카지노에 다니는 것을 낙으로 사는 노인들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뭔지 씁쓸한 마음에 다른 취미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괜한 심사는 아닌 것도 같았답니다.
저승이야
울고 웃던 칠십 해가/눈감으니 일장춘몽/배냇머리 백발세월/돌아보니 어제 오늘/평생을 걷고 뛰고/누워보니 제자리//구만리 하늘가에/있겠지 싶었는데/삼베옷 걸쳐 입고/삼일 만에 나서보니/에-구-야/방문 밖이 저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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