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시작한 수요 집회가 1천 4백회를 훌쩍 넘겼다. 햇수로 18년. 그 사이 위안부할머니는 다 돌아가시고 스무 분만 남았다. 일본의 강제 징용 문제와 경제 보복 등으로 인한 일제불매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 정선에서도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반민족친일파 박춘금 단죄비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2020년 광복절을 맞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정선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2019년 결성되어 정선 출신 중견 소설가 강기희씨가 대표로 추대되었고, 모금 운동을 공식화하기 앞서 지난 연말엔 강원도로부터 기부금품 모집등록증도 교부받았다.
정선은 아라리촌에 2011년 일제강점기 강원도지사를 지낸 반민족친일파 이범익 단죄비를 대한민국 최초로 세우며 ‘친일파 흔적 제거’가 아닌 ‘친일파 단죄’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든 고장이며, 그 후 단죄비 건립 운동은 춘천 제천 거제 등지로 퍼져나갔고, 지금은 전남과 전북 광주광역시 경기도 등의 지자체가 나설 정도로 친일파 단죄에 대한 인식도 좋아졌다.
당시 시민모금을 통해 이범익 단죄비를 세운 이는 추진위 대표를 맡은 강기희 작가. 강기희 작가는 “일제강점기 천포금광(현 화암동굴)을 운영하면서 캐낸 금을 일제 군수물자 조달에 쓴 박춘금은 정치깡패에다 악질 친일파입니다. 일제 본토에서 중의원에 두 번이나 당선될 정도로 뼛속까지 친일파인데다 조선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컸던 것은 물론 1945년엔 대의당 당수 자격으로 불령선인 30만을 죽이자고 주장했던 자이다. 그런 친일파를 단죄하는 일과 소녀상 건립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동학의 재건지이며 의병으로 일제에 항거했던 정선. 정선이라고 일제의 수탈과 만행이 비켜가진 않았다. 천포금광에서 캐낸 금은 박춘금에 의해 일본 제국주의 비행기와 총이 되었고, 전쟁터로 끌려간 정선의 아들딸들은 중국이나 태평양을 떠돌다가 죽음을 맞았다. 역사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출범한 추진위의 사업은 박춘금 단죄비와 소녀상 건립에 머물지 않고 2021년에는 옛 충혼탑 자리에 일제강점기 정선신사가 있었음을 알리는 표식을 세울 계획이다.
한편 추진위는 오늘 2월 20일 오후 6시 정선문화예술회관 3층 공연장에서 ‘군민과 함께 하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모금 평화음악회’를 개최하며 가수 이지상과 극단 서낭당의 ‘위안부아리랑’ 등이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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