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시어머니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김장김치를 자손들에게 부치고 나서 며느리들에게 보낸 메시지, 모일간지 부장님이 쓴 글을 간추려 보았습니다.
“들녘이 단풍으로 요란하더니, 밤새 내린 비에 가을이 졌다.
택배는 잘 받았느냐. 김치 국물 흐르지 말라고 겹겹이 싸맨 것인데 짐꾼들 손길에 터지지 않 았 나 걱정이다. 까만 봉지에 든 건 참깨와 홍고추고, 신문지에 둘둘 만 건 시래기다. 포일에 감은 건 담북장 인데 팔팔 끓여 고추장, 들기름 한 숟갈씩 넣고 비벼 먹으면 도망간 입맛이 돌아올 게다. 생굴 넣은 김치는 고생하는 어멈들 위해 따로 담근 것이니 늙은이 정성이라 여기고 맛나게 먹어다오.
각설하고, 일전에 너희 시아버지 호통은 마음에 담지 말거라. 말은 그리 덧정머리 없이 해도 속은 순두부처럼 무른 양반이다. 다시는 보지 말자 큰소리쳐 놓고는 성탄절에 손주들 뭘 사서 보낼까 읍내 문방구 문턱이 닳는다. (중략)
사람 사귀는 일도 소금쟁이 풍금건반 짚듯 해야 한다. 할 줄 아는 게 남 탓이요 조롱인 자. 나만 옳다고 종 주먹 울러대는 사람은 멀리할지니. 행여 풍파가 닥치더라도 몸만 성하면 쓴다. 달팽이가 바다를 건넌다고, 천천히 가면 뭐 어떠냐. 고까짓 돈 잠시 없으면 또 어떠냐. 중한 건 언제나 사랑이었다. 따뜻한 손. 다정한 말. 향기로운 입김과 눈길이 벼랑 끝에 선 사람을 살리는 법이다. 그래도 너희 시아버지처럼 한눈파는데 없으니 미쁘지 아니한가. 세상에 별 남자 없다. 천하의 신성일도 흙으로 돌아간다. 꽃도 반만 핀 것이 곱다고, 모자란 듯 빈 데가 있어야 이뿐 법. 자식은 떠나도 서방은 남아 등을 긁어주느니. 목석같은 여인과 한평생 살아준 저 사내가 고맙고 애틋해지니 이 무슨 조화 인고…
섭섭한 게 있더라도 많이 배운 너희가 품어 다오. 나 죽으면 막대 잃은 장님 될 그 양반이 걱정일 뿐 후회는 없다. 나 죽으면 묘비에 한 줄 새겨다오 ‘잘 살았다. 잘 견디었다.’ 그것으로 나는 족하니.“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노부모의 심정, 그리고 내조의 정석을 일깨우게 하였습니다.
좋은 사이
남남이 부부되어
금실 좋게 사는 법
무조건 당신 먼저
나는 그 다음
딸-랑-딸-랑-
양보하는 지혜가
다툼 없는 사이
순위가 정해지면
기막히게 좋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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