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행복>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마지막 날처럼’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평생 교직에 머물고 있는 나태주 시인은 10여 년 전 쓸개가 터져, 저승 문턱까지 가서 짧은 시간 저승을 경험하게 됐답니다.
‘참으로 특별한 세상이었다. 우선 육신의 고통이 없어 좋았고, 고요하고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이어서 좋아 다시 돌아오기 싫었는데, 아들의 아버지 부름이 너무나 절박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다.’
처음 얼마동안은 하늘나라에서 며칠 휴가 나온 사람처럼 살았다.
그러다가 기왕이면 순간순간 버킷리스트를 해결하는 마음으로 살자는 생각이 들어, 최선을 넘어 이제는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살고, 날마다 이 세상 마지막 날처럼 정리하면서 살자, 그것이다. 섭섭함을 버리고 억울함을 버리고 모든 욕망까지 버리며 살기다.
그리고 내가 죽는 날이 따스한 봄이면 좋겠다는 그런 소망은 없다. 다만 아내가 곁을 지켜주고, 울지 말고 조용히 찬송가를 불러주면 좋겠다. 그때는 내가 두 번째 죽는 날, 나는 결코 꿈꾸듯 잠자듯 죽기를 바라기 않는다. 될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릴 것이다. ‘아, 내가 이제 죽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눌 것이다. 나 먼저 간다. 잘살다 오너라. 그 동안 참 좋았다. 고마웠다. 잊지 않으마.’ 그런 말을 하며 떠나고 싶다.
어느 일간지에 실린 글이랍니다.
특히 그는 아주 짧고 간결한 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입니다. 그의 시 2편을 소개합니다.
풀 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봄날에 – 나태주
봄날에 이 봄날에
살아 있기만 한다면
다시 한 번 실연을 당하고
밤을 세 워
머리를 벽에 쥐어박으며
운다 해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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