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군민 3·3 주민운동 31주년 맞아 사북 뿌리공원서 결의
“강원랜드 설립 목적·석탄산업전환지역 특수성 반영해야”
31년 전 폐광의 벼랑 끝에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하나로 뭉쳤던 정선군민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의 희생으로 세운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과도한 규제로 약화시키고 석탄산업전환지역의 생존 기반까지 흔드는 정책에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지역살리기 공추위(위원장 안승재)와 정선군이 주최하고 3·3기념사업회(이사장 최경식)가 주관한 ‘3·3 주민운동의 날 제31주년 기념식(사진)’이 10일 사북읍 뿌리공원에서 열렸다.
3·3 주민운동은 1995년 3월 3일 폐광으로 지역경제가 붕괴할 위기에 놓이자 주민들이 생존권과 지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일으킨 대규모 주민운동이다.
거리로 나선 주민들의 단결과 투쟁은 석탄산업전환지역의 경제회생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강원랜드 설립을 이끌어냈다. 강원랜드는 이후 무너져가던 지역경제와 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됐다.
이날 주민들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검토하는 카지노 고객확인제도 확대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카지노 이용객 모두를 대상으로 신원과 거래정보를 일률적으로 확인하고 기록하는 방식의 규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자금세탁을 막아야 한다는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의 현실과 강원랜드의 설립 목적을 외면한 획일적인 규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모든 이용객을 대상으로 과도한 신원 확인과 거래기록 관리가 이뤄지면 고객 감소와 매출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폐광지역개발기금과 배당금 등 지역에 돌아오는 재원의 감소로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강원랜드는 수익만을 목적으로 세워진 일반 카지노가 아니다.
국가 석탄산업정책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폐광지역을 회생시키기 위해 설립된 내국인 카지노이자, 지역의 희생과 주민투쟁으로 탄생한 특수목적 법인이다.
따라서 일반 금융회사나 다른 카지노와 동일한 잣대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되며, 강원랜드의 설립 취지와 석탄산업전환지역의 특수성을 규제 정책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입장이다.
공추위는 결의 퍼포먼스를 통해 “주민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들어낸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규제로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며 “자금세탁 방지라는 명분 아래 지역경제의 뿌리까지 흔드는 일률적인 규제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가 강원랜드를 단순한 카지노 사업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원랜드를 석탄산업전환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복합리조트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청사진과 과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는 가운데, 폐광지역 주민들이 감내해 온 희생과 투쟁의 역사 역시 국가적 차원에서 새롭게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북민주항쟁을 비롯해 폐광의 위기 속에서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희생을 지나간 지역사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가정책을 위해 특별한 희생을 감내한 지역에는 그에 걸맞은 국가의 책임과 지속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승재 공추위 위원장은 “31년 전 주민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그 투쟁으로 지금의 강원랜드와 석탄산업전환지역의 기반을 만들어냈다”며 “정부가 강원랜드를 통해 막대한 세수와 각종 기금을 거둬가는 동안 지역은 수많은 규제와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떠안고 견뎌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정부가 강원랜드와 석탄산업전환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며 “2년 8개월의 긴 경영 공백 끝에 취임한 김도균 대표이사도 조속히 경영을 안정시키고 지역사회의 신뢰에 분명한 성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또 “지역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키는 어떠한 규제에도 주민들은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원랜드가 더 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세계적인 복합리조트로 도약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내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3·3주민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에 대한 표창도 이어졌다.
송한성 공추위 대외협력분과 이사가 강원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김미숙 공추위 재정분과 위원장은 정선군수 표창을, 윤상순 공추위 청년분과 이사는 정선군의회 의장 표창을, 정재현 공추위 조직분과 위원장은 국회의원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승준 정선군수와 배왕섭 정선군의장, 안승재 공추위 위원장, 최경식 이사장, 김도균 강원랜드 대표이사를 비롯해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kwh63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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