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같은 기본소득인데…사는 곳 따라 연 60만원 차이

  • 최광호 기자
  • 입력 2026.08.31 11:19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정부 기준은 월 15만원…지자체 추가 부담 따라 16만·20만원으로

4인 가구 2년 최대 480만원 격차…정선은 20만원 지급 땐 연 178억 더 필요

미래대응기금 편입 검토…본사업 전환 앞서 국가·지방 분담 기준 손질해야

 

7f93c9fe-9389-4b4a-84e0-13062d1a05b8.png

 

정선·연천·옥천·청양·순창·장수·곡성·남해·화천·진안·무주군 주민에게 지급되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1명당 월 15만 원이다. 보은군은 16만 원, 신안·영양·보성·구례·청송군은 20만 원을 지급한다.

같은 국가 시범사업이지만 주민의 몫은 같지 않다. 

사는 곳에 따라 1명이 받는 금액은 월 5만 원, 연간 60만 원까지 벌어진다. 4인 가구라면 연간 240만 원, 2년 동안 480만 원의 차이다.

 

정부가 정한 기본 지급액은 모든 시범지역이 월 15만 원으로 같다. 

격차를 만든 것은 정부 지원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부담이다. 

자체 예산을 얼마나 더 보탤 수 있느냐에 따라 주민의 기본소득이 15만 원과 16만 원, 20만 원으로 갈렸다.

 

같은 국가사업에 참여한 농어촌 주민이지만 돌아오는 몫은 다르다. 

지역이 가진 발전수익과 배당금, 일반회계의 형편이 주민의 지갑에 찍히는 금액을 가르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역소멸에 맞서기 위한 국가정책이라면, 이제는 사는 곳이 지급액까지 결정하는 구조가 타당한가를 물어야 한다.

 

908bed64-379c-41a9-85ed-735b0c2dc0c1 60%.png

 

월 15만 원까지만 국·도비 지원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기본 재원 분담률은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다.

주민 1명에게 월 15만 원을 지급하면 국가는 6만 원, 도와 군은 각각 4만5천 원을 부담한다.

지자체가 지급액을 높여도 국비와 도비는 늘어나지 않는다. 월 16만 원을 지급하는 지역은 군이 기본분담금 4만5천 원에 추가액 1만 원을 보태야 한다. 월 20만 원 지역은 기본분담금과 추가액 5만 원을 합쳐 모두 9만5천 원을 군비로 부담한다.

 

지급액이 1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33.3% 늘어날 때 군비 부담은 4만5천 원에서 9만5천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월 20만 원 지역에서는 주민에게 지급되는 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군이 책임지는 셈이다.

 

정선군, 연간 535억 원 지급

정선군의 기본소득 지급 대상이 약 2만9,740명이라면 월 15만 원 지급에 필요한 사업비는 매월 약 44억6,100만 원, 연간 약 535억3,200만 원이다.

이를 국비 40%, 도비와 군비 각각 30%로 나누면 국비는 연간 약 214억1,300만 원이다. 도비와 군비는 각각 약 160억6천만 원이다.

실제 사업비는 매월 지급 대상자의 전입과 전출, 사망, 실거주 심사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정선군이 매년 160억 원 안팎을 자체 부담해야 하는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af6f7731-b12f-4a96-ae9b-3458f9d844b2 60%.png

 

정선군 재원 조달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군이 보유한 강원랜드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군은 연간 160억 원 안팎의 군비 부담액 가운데 약 120억 원을 강원랜드 주식배당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40억 원 이상은 일반회계 자체재원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폐광지역의 희생을 바탕으로 설립된 강원랜드에서 발생한 이익을 주민의 기본소득으로 되돌린다는 구상이다. 

이 때문에 정선군은 정부의 시범지역 평가 과정에서도 ‘지역재원 창출형’ 모델로 분류됐다.

국비와 도비에 강원랜드 배당금을 결합하면 기존 복지사업이나 주요 지역개발 사업을 크게 줄이지 않고도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선군의 판단이다.

 

정선, 월 20만 원이면 연간 178억 원 더 필요

정선군은 강원랜드 배당금이라는 자체 수익원을 활용하면서도 정부 기준액인 월 15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주민 2만9,740명에게 월 5만 원을 추가하려면 매월 약 14억8,700만 원, 연간 약 178억4,400만 원이 더 필요하다. 기본 지급액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국비나 도비가 지원되지 않아 정선군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c34b37e7-8fbf-4332-989e-470924f5537a 60%.png

 

현재 월 15만 원 지급에 따른 군비 부담액은 연간 약 160억6천만 원이다. 

지급액을 20만 원으로 높이면 기본분담금과 추가액을 합친 전체 군비 부담은 약 339억 원으로 늘어난다. 

강원랜드 배당금 약 120억 원을 투입해도 일반회계 등에서 약 219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월 5만 원을 더 지급하는 것은 지급액을 3분의 1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선군이 부담해야 할 전체 군비를 두 배 이상 늘리는 결정이다.

 

강원랜드 배당금도 매년 일정하게 보장되는 수입은 아니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카지노 규제와 배당정책 등에 따라 줄어들 수 있으며, 배당금이 감소하면 부족한 재원을 일반회계로 메워야 한다.

정선군이 월 15만 원을 유지하는 것은 자체 재원이 없어서라기보다 안정적인 지급과 기존 복지·개발사업의 유지, 시범사업 이후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신안은 햇빛연금, 영양은 풍력기금

추가 지급액을 마련하는 방식은 지역마다 다르다.

신안군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햇빛연금·바람연금’을 기본소득과 결합했다. 영양군도 풍력발전기금 등 지역자원에서 나온 수익을 활용해 정부 기준액에 월 5만 원을 더한다.

보성·구례·청송군은 일반회계와 추가경정예산으로 추가 군비를 마련한다. 보은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주민 1명당 월 1만 원을 추가한 16만 원을 지급한다.

 

정선군의 강원랜드 배당금, 신안군의 태양광·풍력발전 수익, 영양군의 풍력발전기금처럼 자체 수익원을 활용하는 지역이 있는 반면 일반회계를 조정해 추가분을 마련하는 곳도 있다.

주민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같더라도 돈을 마련하는 방식과 지방재정에 미치는 부담은 서로 다르다. 발전수익처럼 새로 창출된 재원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지역과 기존 사업에 사용할 예산을 기본소득으로 옮기는 지역을 똑같이 볼 수 없는 이유다.

 

4인 가구 2년간 최대 480만 원 격차

월 15만 원을 지급하는 지역에서 주민 1명이 받는 금액은 연간 180만 원이다. 월 16만 원 지역은 192만 원, 월 20만 원 지역은 240만 원이다.

4인 가구로 환산하면 월 15만 원 지역은 연간 720만 원, 월 20만 원 지역은 960만 원을 받는다. 2년간 시범사업 전체로 보면 각각 1,440만 원과 1,920만 원으로, 가구당 격차가 480만 원까지 벌어진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는 만큼 지급액이 많은 지역에서는 가계소득뿐 아니라 골목상점과 전통시장, 음식점과 생활서비스업으로 흘러가는 돈도 늘어난다. 지자체의 재정 여력이 주민소득은 물론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소비 규모까지 좌우하는 것이다.

 

지역의 선택인가, 국가사업의 재정 격차인가

지자체가 자체 재원을 투입해 지급액을 높이는 것은 지역의 정책적 선택이다. 지역자원에서 발생한 이익을 주민에게 돌려주거나 다른 사업보다 기본소득을 우선하는 결정을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같은 국가 시범사업에서 주민이 받는 금액이 지자체의 재정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 논란을 낳는다.

발전수익이나 공공기관 주식배당금이 있는 지역은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별도의 수익원이 없는 군은 기존 세출을 줄이거나 일반회계에서 상당한 예산을 떼어내야 한다.

지방소멸 위험이 크고 재정이 열악한 지역을 돕기 위해 시작한 국가사업이 오히려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주민의 지급액 차이로 드러내는 역설이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의 지방 분야에 농어촌 기본소득을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도 시범사업 이후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와 농어촌특별세 증가분 등을 활용해 2028년 이후 본사업 전환과 대상 지역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는 농어촌 기본소득의 미래대응기금 편입과 농어촌특별세 증가분 활용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는 본사업화가 확정된 단계가 아니라 상시 사업 전환에 필요한 재원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다.


js20260710(고한구공탄시장 야시장 개장식)-36(J91_2808).jpg

 

<강원랜드 배당금으로 마련한 기본소득이 지역 상점의 매출과 창업,일자리와 인구 정착에 큰 활력을 주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10일 관광객과 주민이 넘쳐나는 고한 구공탄야시장의 개장식 풍경.>

 

본사업으로 이어지려면 미래대응기금 편입 여부뿐 아니라 지역별 지급 기준과 국가·지방 간 분담률도 손질해야 한다. 지자체의 추가 지급을 자율에 맡길 것인지, 전국적으로 같은 금액을 보장할 것인지, 재정이 열악한 군에는 국비와 도비를 더 지원할 것인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정선형 기본소득의 성패도 2년 동안 얼마를 지급했느냐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강원랜드 배당금으로 마련한 기본소득이 지역 상점의 매출과 창업, 일자리와 인구 정착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시범사업 이후에도 지속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현재 구조에서 월 15만 원까지는 국가사업이지만, 그 이상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능력이 결정한다. 

월 15만 원과 20만 원 사이의 5만 원에는 지역의 발전수익과 배당금, 일반회계의 형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어디에 살든 최소한의 삶을 지탱하는 국가정책이라면, 이제는 사는 곳이 지급액까지 결정하는 구조가 타당한가에 답해야 한다. 최광호 기자

ⓒ 정선신문 & jsweek.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강원랜드 한가위 전통시장 찾아 지역상권 활성화 나서
  • 추석 연휴에도 정선 관광시설 문 활짝
  • 정선아리랑에 오늘의 삶을 담다…가사짓기 공모전 개최
  • 정선군 목재문화체험장 인기
  • “농어촌 기본소득 바람·사전투표 압승…최승준 징검다리 4선 견인”
  • 최승준 민주당 후보 정선군수 당선 확정
  • 공연 보면 케이블카 반값… 정선형 ‘문화관광 패키지’ 뜬다
  • 최승준 정선군수 후보, 막판 표심 공략 총력…“129 민간구급차 지원 추진”
  • 차 한 잔의 행복 - 달팽이 뿔 위 에서 의 싸움
  • 정선군 예미농공단지 공공폐수처리시설 2단계 증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같은 기본소득인데…사는 곳 따라 연 60만원 차이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