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쉼과 연대 나눈 하루…정선서 힘을 얻다
늘 다른 사람의 마음부터 살피던 이들이 이날만큼은 자신의 마음을 돌봤다.
피해자의 아픔을 듣고 일상 회복을 돕는 성폭력상담소 종사자들이 정선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서로의 수고를 다독였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강원권역은 28일 가리왕산 케이블카와 정선읍 일원에서 ‘2026년 강원권역 종사자 워크숍’을 열었다.
정선 아라리가족성상담소(소장 김영아)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상담 현장을 지켜온 종사자들에게 휴식의 시간을 제공하고, 지역 상담소 간 연대와 협력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강원권역 9개 상담소에서 각각 1∼2명의 상담사가 참여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강원권역은 28일 가리왕산 케이블카와 정선읍 일원에서‘2026년 강원권역 종사자 워크숍’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가리왕산 케이블카에 오르며 하루를 시작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능선과 숲을 바라보고,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남겼다.
상담실 전화와 기록지에서 잠시 벗어나 함께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를 누렸다.
오후에는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황지우 감독의 단편 독립영화 ‘내게서 무엇을 보나요’를 관람했다.
영화는 연애와 질투에서 출발해 친밀한 관계 속 시선이 소유와 통제, 폭력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딥페이크와 디지털 성범죄 문제도 다뤄 상담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을 영화 속 이야기로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상영에 앞서 유영선 정선군 가족행복과 팀장이 행사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환영하고, 피해자 곁을 지켜온 상담소 종사자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번 워크숍은 업무와 성과에 앞서 그 일을 감당해온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 자리였다.
일하는 지역과 기관은 달라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살피고 현장으로 돌아갈 힘을 나눴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전국 9개 권역, 133개 성폭력상담소로 구성된 협의체로, 피해자의 권리 보호와 일상 회복 지원, 상담소 간 연대와 종사자 역량 강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권역에는 정선 아라리가족성상담소를 비롯해 강릉·동해·삼척·속초·영월·원주·태백·횡성지역 상담소 등 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하루의 쉼으로 현장의 어려움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같은 일을 하는 동료와 나란히 산을 오르고 영화를 본 이날은, 누군가를 돌보는 이들에게도 기댈 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긴 시간이었다. 김광희 기자 kwh63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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