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지회, 사과까지 46년, 기다리던 동료들은 떠났다…남은 피해자는 10여 명 안팎
대통령 사과에 감사…“살아 있는 동안” 피해 회복으로 이어지길
국가의 사과보다 동료들의 죽음이 먼저였다.
사북항쟁 이후 46년, 고문과 탄압을 겪은 광부 상당수는 끝내 사과를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이제 명예회복과 피해 회복을 기다린다.
이들에게 남은 시간은 국가가 침묵했던 세월만큼 길지 않다.
사북민주항쟁동지회(회장 황인오)는 지난 26일 사북뿌리관 강의실에서 임시총회(사진)를 연 데 이어, 28일 이재명 대통령의 사북항쟁 국가사과에 감사를 표하고 후속조치의 신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동지회에 따르면 1980년 4월 사북항쟁 당시 국가폭력을 겪은 광부 가운데 생존자는 10여 명 안팎이다.
이들 역시 고령과 국가폭력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별법 제정과 배보상, 명예회복을 서둘러야 한다는 호소에는 또다시 기약 없이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겼다.
탄광노동자의 외침도 민주화의 역사
동지회는 지난 7일 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국가폭력에 대한 책임 인정이자, 사북 광부들의 민주화 기여를 확인한 역사적 진전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광부들의 목소리는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듣는 이 없이 허공에 흩어지던” 외침이었다고 회고했다.
거의 반세기 만에 돌아온 국가의 응답이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북항쟁을 고문과 탄압의 피해만으로 기억해서는 안 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탄광노동자들 역시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서 민주화의 흐름에 참여하고 희생했다는 사실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화를 위한 저항은 대학생과 지식인, 정치인만의 몫이 아니었으며, 탄광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외침도 그 역사의 일부였다는 것이 동지회의 설명이다.
사과를 넘어 특별법과 피해 회복으로
동지회가 요구하는 후속조치의 핵심은 배보상과 명예회복, 기념사업이다. 이를 뒷받침할 가칭 ‘사북항쟁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도 오랫동안 염원해 왔다.
동지회에 따르면 제1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국가의 공식 사과와 배보상, 명예회복 조치를 권고했다. 제2기 위원회도 2024년 같은 취지의 조치와 함께 기념사업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권고했다.
대통령의 사과로 국가의 책임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제도와 예산으로 피해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 동지회의 입장이다.
사과가 피해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도록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동지회는 대통령실과 관계부처, 제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신속한 후속조치를 요청했다. 국가사과에 힘을 보탠 김민석 총리와 강원특별자치도·도의회, 정선군·군의회, 여야 국회의원, 지역사회·시민사회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올해 사북항쟁 기념행사는 10월 21일 열린다.
동지회는 지난해와 올해 선거 일정에 따른 주요 참석자들의 참석 제한 등으로 기념행사를 제때 열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황인오 사북민주항쟁동지회장은 “대통령의 사과에 깊이 감사드리지만, 그 말을 끝내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동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남은 피해자들이 생전에 명예를 되찾고 피해 회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과 배보상 및 기념사업을 서둘러 달라”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cultfil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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