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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강원권역 워크숍

  • 김광희 기자
  • 입력 2026.08.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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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정선서 ‘쉼과 회복’

가리왕산 숲길과 독립영화 사이…서로의 수고 위로하며 연대 다져

정선군, 문화예술회관 행사·기념품 지원하고 케이블카 할인 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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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상처를 오래 들여다보는 일은 자신의 마음 한편에도 무게를 남긴다.

피해자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무너진 일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람들. 

언제나 다른 사람의 마음부터 살펴온 성폭력상담소 종사자들이 하루만큼은 자신을 돌보기 위해 정선에 모인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강원권역은 2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리왕산 케이블카와 정선읍 일원에서 ‘2026년 강원권역 종사자 워크숍’을 개최한다.

정선 아라리가족성상담소(소장 김영아)가 주최하는 이번 워크숍은 바쁜 상담 현장을 지켜온 종사자들의 수고에 작은 쉼으로 보답하고, 강원지역 상담소 간 연대와 협력망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강원권역 9개 상담소에서 각각 1∼2명의 상담사가 참가할 예정이다.

 

이날 만큼은 상담실 전화와 기록지를 잠시 내려놓는다.

참가자들은 오전 11시 가리왕산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만나 산을 오른다.

케이블카 창밖으로 펼쳐지는 가리왕산의 능선과 숲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 같은 길을 걸어온 동료들과 기념사진을 남길 예정이다.

 

매일 누군가의 아픔을 듣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을 살필 틈이 부족했던 이들에게 가리왕산의 바람과 숲은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의자가 되어준다.

오후에는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 황지우 감독의 단편 독립영화 ‘내게서 무엇을 보나요’를 관람한다.

 

영화는 연애와 질투에서 출발해 친밀한 관계 속 시선이 어떻게 소유와 통제, 폭력으로 변해가는지를 따라간다.

딥페이크와 디지털 성범죄 문제까지 다루고 있어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일하는 상담사들에게 익숙한 현실을 또 다른 시선으로 돌아보게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상영에 앞서 유영선 정선군 가족행복과 팀장이 행사장을 찾아 상담사들을 환영하고, 피해자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종사자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정선읍의 한 카페로 자리를 옮긴다. 참가자들은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영화 감상과 상담 현장의 경험,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살필 계획이다.

 

지역과 기관은 달라도 현장에서 마주하는 마음의 무게는 크게 다르지 않다.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어려움을 알아보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혼자 감당해온 무게는 조금 가벼워질 수 있다.

 

이번 워크숍은 새로운 업무를 배우거나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동안의 수고를 서로 알아주는 시간이다. 다른 사람의 회복을 돕느라 뒤로 미뤄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다시 상담실로 돌아갈 힘을 채우는 하루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서울·인천을 비롯한 전국 9개 권역, 133개 성폭력상담소로 구성된 전국 단위 협의체다.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 보호와 일상 회복을 돕고 상담소 간 연대와 종사자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강원권역에는 정선 아라리가족성상담소를 비롯해 강릉·동해·삼척·속초·영월·원주·태백·횡성지역 상담소 등 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각 상담소의 종사자들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며, 다시 일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곁에서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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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군 가족행복과는 종사자들이 편안하게 워크숍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선문화예술회관을 행사 장소로 지원하고, 가리왕산 케이블카 탑승료 할인과 기념품 제공 등에 협조한다.

하루의 휴식이 현장의 어려움을 모두 지워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수고를 알아주는 동료가 있고, 힘들 때 기댈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다시 누군가의 곁을 지킬 힘이 된다.

 

28일 정선에서 보내는 짧은 하루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손을 놓지 않았던 이들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이자,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따뜻한 답장이 될 전망이다. 김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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