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과자연의친구, 가리왕산·동강서 ‘제21회 청년생태학교’ 운영
활강경기장 훼손 현장 비교 관찰…래프팅과 생태계 교란종 제거 활동
청년·청소년·생태전문가 등 49명 참여…“현장 경험이 가장 강력한 환경교육”
원시림이 간직된 숲과 개발로 상처 입은 산, 수몰 위기를 딛고 살아남은 강이 청년들의 생태교육 현장이 됐다.
사단법인 산과자연의친구(옛 우이령사람들)는 지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3박 4일간 정선 가리왕산과 동강 일원에서 ‘제21회 청년생태학교(사진)’를 열었다.
‘파괴된 숲과 흐르는 강물 사이에서 자연과 사람 공생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생태학교에는 청년과 10대 청소년, 생태 분야 전문가, 산과자연의친구 임원과 회원 등 모두 49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가리왕산 원시림을 탐방하며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숲의 생태환경을 관찰했다. 이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장 건설로 훼손된 가리왕산 하봉의 활강경기장 전 구간을 둘러봤다.
자연 상태의 숲과 활강경기장으로 개발된 공간을 직접 비교하면서 숲이 파괴됐을 때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특히 한번 훼손된 산림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원시림과 훼손지를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가리왕산은 자연 보전과 개발의 문제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배우는 생태교육장이 됐다. 참가자들은 개발이 남긴 흔적을 따라 걸으며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했다.
가리왕산에 이어 참가자들은 동강을 찾았다.
동강은 1990년대 영월댐 건설계획으로 수몰될 위기에 놓였지만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의 반대 운동을 거쳐 보전된 곳이다. 참가자들은 개발을 막아 지켜낸 강이 오늘날 어떤 경관적·생태적 가치를 품고 있는지 살펴봤다.
한강 수계의 중요한 생태 보고이자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동강에서는 래프팅과 환경정화 활동이 함께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래프팅을 통해 물살과 강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동강을 여가와 체험의 공간으로 만났다.
강을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태계를 위협하는 교란식물인 단풍잎돼지풀 제거 작업에도 참여했다.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는 동시에 생태계를 건강하게 돌보는 책임까지 직접 실천한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보전된 자연과 훼손된 자연을 차례로 살펴보도록 구성됐다. 가리왕산에서는 원시림과 알파인스키장 훼손지를 비교했고, 동강에서는 개발 위기를 넘어 지켜낸 강의 현재를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산과 강을 단순히 바라보는 관광객이 아니라 숲길을 걷고 강물을 건너며 생태계의 변화를 관찰하는 학습자가 됐다. 생태계 교란종을 제거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자연을 돌보는 실천에도 힘을 보탰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청년생태학교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환경교육이라는 산과자연의친구의 신념을 바탕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의실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개발과 보전의 현장을 찾아 자연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느끼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이번 가리왕산·동강 생태학교는 자연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이 부족한 이른바 ‘생태맹’을 극복하고, 자연과 공생하는 삶의 태도를 배우는 계기가 됐다.
특히 가리왕산과 동강은 각각 개발로 훼손된 자연과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자연의 역사를 동시에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현장은 청년과 청소년들이 개발과 보전의 결과를 비교하고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성찰하는 살아 있는 생태교실이 됐다.
가리왕산의 숲과 동강의 물길을 따라 진행된 3박 4일의 여정은 자연을 이용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고 지켜야 할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는 시간이었다. 이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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