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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무슨 우열이 있나, 다 예쁘지”

  • 지효숙 기자
  • 입력 2026.08.26 12: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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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3세 김월주 어르신, 노인일자리 중단 뒤 도전리 100m 꽃길 홀로 가꿔

장마에 꽃밭 쓸려가도 다시 모종…지나는 이들에게 건네는 계절의 위로

 

김월주 80%.png

 

임계면 도전2리(내도전)에서 나와 시내로 나가는 길목인 도전1리 길가에는 언제부턴가 고운 꽃길이 이어져 있었다. 계절마다 백일홍과 봉선화, 채송화, 해바라기, 국화가 번갈아 피어나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차를 타고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마음속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누가 이 길가에 이렇게 정성을 쏟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따라 찾아간 길에서 김월주(83) 어르신을 만났다.

 

강릉에서 나고 자라 결혼한 뒤 도전리에서 64년의 세월을 살아온 김 어르신. 7남매를 키워내고 16명의 손주를 둔 그는 매일 아침과 해질녘이면 길가 꽃밭을 찾아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다.

 

이 꽃길은 당초 마을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길가 차량 통행으로 어르신들의 안전 문제가 우려돼 사업이 중단되자, 김 어르신은 지난해부터 혼자서 길을 가꾸기 시작했다. “나 혼자만 조심하면 되니까 내가 하겠다”며 선뜻 나선 것이다.

 

80대 어르신에게 햇볕 아래 꽃을 돌보는 일이 고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 어르신은 “하나도 안 힘들고 그저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뭐가 힘들어요?”라며 웃었다. 

요즘 가장 마음이 가는 꽃이 무엇이냐고 묻자 “꽃에 무슨 우열이 있나, 다 예쁘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월주1 20.png

 

<김월주 어르신이 정선군 임계면 도전리 길가에서 자신이 심고 가꾼 꽃을 살펴보고 있다.

김 어르신은 노인일자리 사업이 중단된 뒤에도100m가 넘는 꽃길을 홀로 돌보며 마을에 따뜻한 풍경을 선물하고 있다.> 

 

지난해 장마 때는 소중히 가꾸던 꽃밭이 빗물에 모두 쓸려 내려가는 일도 있었다. 

이때 힘이 되어준 것은 동해에 사는 여섯째 아들이었다. 어머니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꽃씨를 가져온 것이다. 김 어르신은 그 꽃씨로 모종을 내어 족히 100미터가 넘어 보이는 길가에 하나하나 다시 심었다고 한다.

 

김 어르신에게 길가의 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자식 가꾸듯 돌보고, 친구를 보듯 바라보며 삶의 위안으로 삼고 있다. 지나는 사람들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고 수고 많다는 인사를 건넬 때면 자신이 가꾸는 꽃이 이웃들에게도 작은 기쁨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 김 어르신이 특히 좋아하는 꽃은 백일홍이다. 꽃이 오래가 늦게까지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차들이 오가는 도전리 길가에서 한 사람이 심고 가꾼 꽃들이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며 피어나고 있다. 

매일 꽃밭을 돌보는 83세 김월주 어르신의 정성이 이제는 이 길을 지나는 이들에게 익숙하고 따뜻한 풍경이 됐다.

 

 

 

 

지효숙 기자 miky196@daum.net

ⓒ 정선신문 & jsweek.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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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댓글 1

  • 이홍규2026-09-04 15:51:35

    지효숙 기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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