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출신 전윤호 시인이 제30회 편운문학상 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윤호 시인은 지난해 정선을 노래한 시집 ‘정선’으로 문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편운문학상은 한국 현대 시 큰 별 조병화 시인이 사은 환원 정신을 기반으로 한국 시문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1990년 제정한 문학상으로 시부문 상금은 1000만원. 시상식은 오는 27일 경기도 안성 소재 조병화 문학관에서 열린다.

시집 한편을 온전히 고향의 이야기로 엮고 시집의 이름조차 고향의 지명을 쓰는 예는 처음이다. 그만큼 전윤호 시인의 고향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 전윤호 시인은 “지난 해 세 권의 시집을 냈는데 그중에 ‘정선’이 받아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아래 전윤호 시집 ‘정선’에 실린 시 한편을 소개한다.

백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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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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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말 한 번 걸어보려
검은 교복 입고 뒤쫓던
역전 다리 위 백 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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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공설운동장에서
한 시간 미리 도착하고도
딱 그만큼 달아나버린 정신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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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이 신자가 아니면 사귀지 말래
저주처럼 붉은 십자가에
돌팔매질하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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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친구로 만나도
같이 마시고 함께 취해도
저만치 앞서 걷는 그녀와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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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하고 달려도 평생 건너지 못한
아우라지 건너편 솔밭 같은
백 미터 그 지긋지긋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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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받은 척 흰 봉투 들고
망설이며 서 있는 장례식장 안내판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별과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