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화암열전’
2016/06/07 16:47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미투데이로 기사전송 다음요즘으로 기사전송
- 소설가 강기희

“어허, 무슨 소리야! 화암에선 내가 가장 멋있고 잘 생겼다니까. 은젠간 그 유명한 정선이라는 화가가 내 모습을 그린 적도 있는 걸?”
“그건 내가 할 소리! 화암에서 나만큼 멋진 경치를 가진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내 이름이 소금강이야. 소·금·강. 작은 금강산이라 이 말이야. 금강산에도 없는 사모관대바위와 족도리바위 그리고 신선 삼형제가 놀았다는 삼형제 바위, 독수리들의 거처가 있는 평화바위, 조그만 동굴 속에서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는 두꺼비 모양의 돌두꺼비바위 등등 아름다운 바위들이 엄청나게 많은 곳이라고, 알겠어?”
화암에 살고 있는 화표주와 소금강이 서로 잘 났다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이런 녀석들하고는, 이 동네에서 나처럼 물살을 감고 멋지게 돌아가는 놈 있으면 오라고 해, 이봐, 화표주 너 나처럼 흐르는 물살을 부드럽게 안아 돌면서 방아 찧을 수 있어?”
옆에서 듣고 있던 백전 물레방아가 나섰다.
“나?”
화표주가 자신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래, 멀대 같이 키만 큰 놈아.”
백전 물레방아가 말했다.
“뭐?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멀대? 햐, 물레방아 너 방아 좀 찧는다고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구다. 너 오늘 나한테 혼 좀 나봐라.”
화가 난 화표주가 물레방아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어쭈, 이놈 봐라. 내 몸에 손 댄 놈치고 성하게 집으로 돌아간 놈이 하나 없었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 너 오늘 죽었다.”
물레방아가 화표주의 몸을 감고 빙빙 돌았다.
“어어, 비겁한 녀석. 너 이거 안 놔!”
몸이 빙빙 돌자 화표주가 놓아달라며 소리쳤다.
“왜 물까지 먹여주랴?”
물레방아가 화표주를 물과 함께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표주의 얼굴로 차가운 물이 쏟아졌다. 화표주가 비명을 소리를 지르며 물레방아로부터 벗어나려 하지만 그럴수록 물레방아는 더 빨리 돌았다.
“아휴, 지겨운 놈들. 너희들은 어째 만나기만 하면 쌈박질부터 하는 게냐. 이놈들, 그만 두지 못해!”
보다 못한 거북바위가 둘을 향해 소리쳤다. 그 소리에 물레방아가 물레질을 멈추었다.
“물레방아 녀석이 날 놀리는데 참고 있으란 말야?”
물레방아에게 풀려난 화표주가 비틀거리며 물었다.
“놀리는 게 아니라 사실인 걸 뭘 그래. 키가 멀대 같이 큰 건 사실이잖아.”
물레방아가 흥, 하는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뭐? 다람쥐 쳇바퀴 같이 생긴 녀석이 감히 화암의 최고 멋쟁이인 화표주를 또 놀려? 화암골에서 내가 만든 신발을 신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나와 보라고 해. 물레방아 주제에 감히 이 신틀바위님을 우습게 봐?”
화표주와 물레방아가 또 다시 옥신각신, 티격태격 하며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webmaster@jsweek.net
정선신문(jsweek.net) - copyright ⓒ 정선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주)정선신문사(http://jsweek.net) | 설립일 : 2014117| 발행·편집인 : 최광호 | Ω 26130  강원도 정선군·읍 정선로 1370 3층 

    사업자등록번호 : 225-81-25633 | 인터넷신문등록 : 강원-아00162 | 등록일 : 2014년 1월 24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혜경
    대표전화 : 033-562-0230 | lead@jsweek.net

    Copyright ⓒ 2014 jsweek.net All right reserved.
    정선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