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부는 광부의 피땀과 눈물, 폐광지역의 공로를 잊지 말라!
2022/11/24 10:1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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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희직(정선진폐상담소장. 광부 시인)


태백시현안대책위(위원장 박인규)와 석탄산업전사추모 및 성역화추진위원회(위원장 황상덕)가 추진해온 사업이 차츰 결실을 보고 있다. 태백시에서 가진 1~2차 토론회에 이어 11월 8일 열린 3차 토론회는 국회 대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3시간 동안 열띤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태백시를 중심으로 정선 삼척 영월 문경 등 전국의 7개 진폐협회 지도부 대부분이 11대의 버스(450여 명)에 나눠 타고 참석하였다. 이러한 조직력은 그동안 석탄산업전사추모사업을 앞장서 추진한 황상덕 위원장이 진폐단체연합회 대표회장인 때문이다. 협회별로 탄광작업복 차림에 피켓을 준비하여 “정기국회 내 폐특법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열띤 분위기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다들 놀라는 분위기였다. 윤석열 정부의 실세로 소문난 이철규 국회의원이 주최한 행사여서인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박대출, 박덕흠, 배현진, 권성동, 유상범, 이양수 국회의원 등 10여 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참석하여 행사에 힘을 보탰다.


‘광부’ ‘연탄’ ‘석탄산업’이란 단어는 사실 오래도록 잊힌 말이었다. 그중 ‘광부’란 단어가 요즘 주요 언론에서 앞다투어 등장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광산사고’ 덕분이다. 지난 10월 16일 봉화군 아연광산 갱도 붕락 사고로 두 명의 광부가 생사조차 알 수 없다가 221시간 만에 무사 귀환한 때문이다. 


언론에서 흔히 봉화 ‘아연광산의 기적’으로 소개한 작업반장 박정하(62세) 씨는 정선군 고한읍(고토리) 사람이고 부인은 사북읍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고토리에서 작은 펜션을 운영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형편이 어려워 작업환경이 열악한 봉화군 산골짜기 아연광산 광부가 된 것이다. 


박정하 씨는 예전 사북읍 동원탄좌에서 20여 년을 막장일과 노동조합 대의원을 지낸 ‘강단 있는’ 광부였다. 그러한 경험과 성격이 세상과 완전고립된 절망적인 상황에서 저승사자와 사투를 벌이면서 버텨내고 무사 귀환한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이처럼 광산은 위험한 곳이고, 특히 탄광 광부는 전쟁터처럼 위험한 곳에서 목숨 걸고 일한 산업전사이다. 우리 정선군은 대한민국 최대 탄광참사(1979년 10월 문경시 은성광업소 갱내화재사고 44명 사망)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탄광사고(1979년 4월 함백광업소 화약폭발사고 28명 사망)가 발생한 곳이다. 


현재 강원랜드에서 석탄문화역사촌 건립공사 중인 동원탄좌는 80년 사북항쟁의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지만, 지하갱도엔 수백 명 순직 광부의 영혼이 묻혀있는 곳이기도 하다.


고한, 사북, 함백, 나전에 탄광이 없었다면 정선군에 강원랜드가 들어설 수 있었겠는가? 산업화시절 탄광 광부들의 피땀과 눈물, 그리고 핏빛노동의 역사가 있었기에 정선군이 지금 ‘인구소멸’의 위기에서 버텨내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우리 국민들도 산업화시절 탄광광부들의 희생과 아픔을 자양분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이렇듯 ‘아연광산의 기적’이 광부의 수고와 공로를 재조명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11월 8일 대한민국 국회 대회의실을 가득 메우고 “우리는 산업폐기물이 아니다!”며 외친 진폐재해자들의 함성이 국회의원들 가슴에 뜨거운 불화살로 꽂혀 ‘정기국회 내 폐특법개정안 통과’의 결실로 나타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 최광호 lead@jswee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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