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와버스 타고 소풍 – 추억이 재생되는 마을 “신동읍”
2022/01/21 10: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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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수은주가 영하 16도를 기록한 날 신동읍 버스승강장에 모인 일행이 신동읍 구경을 나섰다. 숨을 쉬기만 해도 콧속이 쩍 얼어붙는 기분 오랜만의 경험이다. 함께 하는 일행은 천포리 마을의 젊은 활동가 이용배씨다. 우리는 신동읍에서 그가 손꼽는 나들이 장소로 소풍을 나섰다.


그는 우리를 천포리 참솔밭으로 안내했다. ‘참솔밭’은 참나무와 소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다. 작년 가을 그는 그곳에서 “참솔밭 소풍 갤러리”란 이름으로 마을 주민들과 성공적인 행사를 이끌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동네가리’라는 이름의 마을 소풍행사가 참솔밭에서 폐광직전까지 이어졌는데 폐광 이후마을의 인구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없어진 듯 싶습니다. 그래서 마을 분들과 천포리 개발 위원회를 만들고 작년가을, 사라진 마을 행사를 다시 재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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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성공, 용배씨의 설명을 들으며 많은 마을 주민들의 행복한 웃음이 넘쳐났을 이 숲에 서 있으니 영하 16도 칼바람이 부는 겨울인데도 따스하게 느껴진다. 숲에는 작년 가을 ‘동네가리’ 행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우리가 바람 부는 참솔밭에서 이야기를 나고 있는 게 안타까웠는지 숲 옆 식당 주인이 나와서 일행들에게 들어와 차라도 한잔하고 가길 권한다. 동네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던 ‘동네가리’ 행사가 있던 현장에서 만난 그 훈김 넘치는 인정이 감동이었다. 하지만 일정이 바쁜 우린 숲을 떠나 신동읍의 대표 명물 안경다리가 있는 안경다리 마을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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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다리 마을안내는 안경다리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다함공작소의 김경환 대표가 앞장섰다. 그는 2021년 오랫동안 비어 있던 마을의 다방건물을 수리해서 1층에는 커피숍과 다함공작소, 2층에는 G갤러리로 탈바꿈하는데 앞장섰다. 일행이 건물 2층 G갤러리에 올라가니 서양화가 김형구 작가가 갤러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2020년 신동읍으로 이주했다. 그는 봄이 오면 갤러리 옆 생활문화 센터에서 지역주민과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라는데 따뜻한 봄날 미술 작품을 보는 소풍 길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다함공작소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눈 일행들은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새비재의 타임캡슐 공원으로 함께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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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보는 은하수가 정말 아름다워서 여름이면 정말 많이 올라오는 곳입니다. 은하수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서 야영장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용배씨 말처럼 새비재에 야영장이 생긴다면 대한민국에서 경치 좋은 야영장으로 손꼽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소풍으로 일행은 신동읍에는 갈만한 곳이 없다던 마음을 접기로 했다. 신동읍사무소 뒤 버스환승장에서 시작해 햇살 가득한 날 천포리 참솔밭의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걷다가 인심 좋은 솔밭 옆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안경다리로 가자. 안경다리 카페에서 시니어클럽 어르신들이 내려준 차 한 잔을 마시고 2층의 갤러리에서 그림 감상을 하고 새비재에 올라 펼쳐진 마루금들을 바라보면 코로나시절의 막막함을 잠시라도 잊게 되리라.


글┃권혜경 정선신문사문화켄텐츠 사업국·사진┃박종만


천포리 마을 ‘동네가리’

해방직후부터 폐광이후까지 천포리 참솔숲에서 이어지던 마을 행사. 1년에 두 번 동네 주민들이 각자 집에서 먹을거리를 준비해 와서 하루를 즐기는 행사였다. 지금으로치면 “포트럭 파티”인 셈이다. 천포리 노인회 전홍렬 회장은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던 시절 그날 하루는 풍족하게 먹고 마시고 했다고 전한다. 그 뒤로 이 행사는 마을 회관이 생기고 마을 회관에서 열리다가 폐광이후에 없어졌다고 한다.


와와버스 승무원 김형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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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너머의 얼굴이 앳된 모습의 그는 코레일 관광개발팀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다. 고한에서 나고 자란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고한의 집에서부터 신동의공용터미널로 출근한지 6개월이 지났다.


신동읍에서 만난 사람들

신동읍에 새로 둥지를 튼 서양화가 김형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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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면에서 신동읍으로 이주 한지 이제 일 년이 넘었습니다. 아직은 터를 잡는 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많은 추억들이 쌓여 가겠지요.” 작가는 작년 11월 한 달 동안 “함백의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G갤러리에서 전시를 성황리에 마쳤다.


천포리 노인회 전홍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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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솔밭은 천포리 마을의 상징적인 곳입니다.... 1년에 두 번 ‘동네가리’라고 불리던 마을 회의를 하던 장소였고요, 또 신동읍 기관과 학교에서 소풍을 오던 곳이기도 했고요.”

천포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전홍렬 회장은 참솔숲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 올해 77세인 그는 신동읍 옛 국토건설단 숙소 한 동에 자리한 ‘할배들이 굴리는 자전거 공작소’에서 일한다.


천포리개발위원회 이용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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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에서 나고 자란 청년 이용배 사무국장은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천포리 참솔밭을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일을 벌써 4년째하고 있는데 그가 생각하고 있는 마을 사랑은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4월에 결혼 계획이 있는데 신부와 둘이서 새비재와 천포리 등에서 셀프로 웨딩 촬영을 했습니다.” 올해 나이 36세인 그는 천포리 개발위원회의 업무와는 별개로 그는 건축회사에서 설계 일을 하는 직장인이기도 하다.


안경다리 다함공작소 김경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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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공작소는 정선시니어클럽과 연계해서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 폐자전거를 이용한 조명등과 조형물들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또한 그 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산된 제품들은 정선군도시재생센터의 도움을 받아 구축된 ‘주스몰’에서 판매 예정이다. 주스몰은 ‘주민 스스로 하는 온라인 판매몰’의 약자이다.

 

신동에서 나고 자란 그는 10년 가까이 마을을 위한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데 2021년 초부터 ‘안경다리마을’ 만들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정도면 다감공작소에서 만들어지는 공작품들을 판매하는 수익금이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다함공작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성공하고 나면 김대표는 마을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주민 스스로 만드는 살기 좋은 마을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 권혜경 hk@jswee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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