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행복 - 181 누룽지 백숙
2021/08/25 11:2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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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추석 연휴 때 필자의 고향 마을에서 함께 축구를 하며 가깝게 지내던 후배들이 제가 사는 곳을 찾아 왔답니다.


그런데 한 후배가 배낭에서 큰 누룽지 봉지를 꺼내더니 토종닭을 사서 누룽지 백숙을 만들겠다고 해서, 고한시장에 가서 토종닭을 사고 끓이는 큰 냄비를 내주었더니 “형님 가만히 앉아 계세요 내 기막힌 누룽지 백숙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하더군요.


  그래 저는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렸답니다. 젊었을 때 함께 술을 마시다가 내가 고만 마시겠다고 하면 나를 택시에 태워 우리 집 대문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다시 그 집으로 가서 술을 마시는, 그런 아우들…


  토종닭이 너무 크다며 칼로 반 토막을 내더니 양념 통을 찾기에 통마늘과 함께 알려 주었지요. 백숙을 불에 올려놓고는 이런저런 추억담을 나누다가 백숙을 상위에 올려놓았는데 먹음직스럽더군요. 그래 내가 먼저 먹어보니 너무 짜더군요. 그래 내가 “아니 백숙을 소금에 찧어 먹는 건 알고 있는데 백숙에 소금을 넣고 끓이는 것은 처음이네. ” 어유 이거 짜서 어떻게 먹지“ 하니 그 아우 하는 말이 “내 모르고 소금을 부었어요.” 한다. 그래 “맛있게 해서 드린다고 한 것이 그리되었으니 어쩌냐 물에 빨아가며 정성과 마음을 먹어야지.”


  너무 짜서 먹지 않았는데 누룽지를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 누룽지가 닭 국물에 불어 큰 솥으로 하나 가득 이더군요.


  그래 내 속으로 ”맛있는 백숙 누룽지가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만 큰 봉지 하나 가득 만들어 놓고 갔구만“ 하면서 맛있게 해 주려고, 서울에서 큰 봉지 누룽지를 사서 배낭에 메고 왔는데 그 아우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답니다.


 


어느 대화


”사람들은 우리를/왜 하루살이라고 하지?/그건 사람들 잣대로/보기 때문이야.//천년 사는/고목들이 볼 때는/사람들도 하루살이야…“


 


[ 김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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