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랍들이 이야기/마을길에 꽃을 심는 생명나눔교회 황금열 목사
2020/06/25 11:2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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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 있는 마을의 목회자가 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다 풀만 무성한 마을 도로변에 백일홍 꽃을 심기 시작한지 16년이 지났습니다.”


전날 심은 백일홍 모종에 물을 주고 있는 황금열(68세)목사를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 마을인 회동리 2리 도로변에서 만났다.


“어제 마침 모종을 심고 나니 소나기가 내리더군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우리가 꽃 심기를 기다렸다는 하늘의 뜻 같았어요” 그는 회동2리에 위치한 생명나눔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백일홍을 심던 해는 꽃씨가 모자라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만 조금 심었다. 하지만 점점 해가 거듭될수록 꽃을 심는 길이가 늘어나 이제는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부터 3키로 정도 되는 마을 도로변에 백일홍을 심는다. 그렇게 심어진 백일홍은 늦가을까지 피고 진다.


“해마다 꽃을 심는 제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꽃을 심는 날, 점심 식사 값을 대 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물론 꽃을 심는 일에 참여 하는 분들도 많았지요”


황 목사는 매년 꽃을 심는 일을 교회 행사로 치렀는데 세월이 16년이나 흐르다 보니 행사에 참여 할 수 있는 교인들도 이제는 몇 명이 안 된다. 다들 더 늙은 노인이 된 까닭이다. 이제 꽃 심는 일은 오롯이 황 목사 부부의 몫이 되어 가고 있다.


그는 목사가 직업이지만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의 주택도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건축 기술자, 유기농 농사를 지어 주변과 나누는 농사꾼이기도 하다. 그가 목회자로 일하고 있는 교회건물도, 몇 명 안 되는 교회 신도들과 3년 동안 황토 흙벽돌을 찍어 가며 직접 건축 하였다.


“워낙 가난한 교회라 근근이 교회 살림하기도 벅차지요. 마을에 꽃 나눔을 하는 일과 추석과 설날 두 번의 명절에 주민들에게 설탕을 선물하곤 했었는데, 교회 형편이 더 어려워져서 작년부터는 설탕 나눔은 못하고 있어요.” 황 목사는 백일홍 꽃모종을 넉넉하게 길러서 꽃모종을 원하는 회동리 마을 주민들에게 모종 나눔도 하고 있다.


이제 목사로 은퇴가 몇 년 안 남았지만 할 수 있는 시간 까지는 백일홍을 심어 마을길을 꽃길로 만들고 싶다는 황 목사. 그는 전북 남원이 고향이다, 부인 전사월씨와 함께 산골 목회를 한지 17년째, 이제는 정선을 떠나서 살 수가 없는 정선 사람이 되었다.


“교회에 다른 젊은 목사님이 오시고 나면 저는 은퇴해서 이 동네에 소박한 흙집을 짓고 사는 게 꿈이에요. 이곳 회동리에서 인생의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 기도 해야죠”

[ 권혜경 hk@jswee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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