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마을 살아있는 기억 /녹송로 130 최순갑 어르신
2020/05/19 17: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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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송로 130번지.jpg

여섯남매 키워낸 내집 헐려서 월세 얻어 이사갑니다

“넘의 집 일을 다니며 자식들 여섯을 키워낸 집이에요, 넘들이 보면 거지같다고 하겠지만 명절이면 자식 손자들 모여 행복하게 지내는 내 집이었지요”


이삿짐을 싸느라 바쁜 최순갑(83세) 어르신은 정선읍 녹송로 130에서 45년 넘게 살며 자식 여섯을 키워냈다.


그동안 살아 온 이야기를 꺼내는 그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량면에서 꽃다운 스무살에 동면으로 시집갔다. 시집가 보니 시어머니는 안 계시고 시아버지에 시숙들에 갖 시집온 새댁이 집안 살림을 맡아야 했다.


그러다 동면에 수해가 나고 시댁이 모두 정선 읍내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때 이사 와서 시댁에서 살림을 나면서 지은 집이다.


“지금은 벌어먹고 살기도 그때보단 수월한편이지요, 나 살아 온 이야기를 하자면 말도 못해요. 넘의 집 밭일에 ,공사장 질통까지 매며 자식들을 키웠다니요”


그덕에 허리가 망가져 삼년 전에 자식들이 돈을 모아 줘서 허리 수술을 하고 유모차를 밀고 다녀야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온 정선이 아는 일이지만 마흔아홉 먹은 딸이 중증 장애인이어서 그 딸이 가장 큰 걱정인데 나 죽고 나면 오래비들이 있으니 뭐 살펴주기는 하겠지요”


그나마 슬하에 자식 여섯 중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 선미 씨만 빼놓고는 다들 건강하게 잘 자라 주고 손자들도 똑똑하게 잘 자라 손녀들 중 셋은 간호사로 일한다. 손녀들 이야기에 인터뷰 내내 표정이 밝지 않던 그의 얼굴에 잠시 미소가 스친다.


오막살이 흙집이라도 45년간의 행복한 추억이 있는 집을 떠나며 이삿짐을 꾸리는 최순갑 어르신 손에 쥐어진 보상금은 4000만원 남짓. 그나마도 그중 1000만원은 이사 후에 받게 된다. 보상금이 많지 않아 월세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며 끝내 눈물을 흘리는 최순갑 어르신.


“사는게 그렇지요. 이 나이에 더 바랄 것도 없고 몇 년 살지 몰라도 더 아프지나 않고 앞으로 고통스럽지 않게 살게 되겠지 했는데 이렇게 또 힘든 일을 겪게 되네요”


[ 권혜경 hk@jswee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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