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선거이야기2
2020/05/13 17:3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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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없는 곳에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사람이 정치인’이란 러시아속담이 있다. 표를 얻기 위해 거짓말을 예사로 하는 정치인을 빗댄 표현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들은 ‘18세부터 1인당 월 150만 원씩 지원’ ‘결혼 시 1억 원, 주택자금 2억 원 무상 지원’ 등 러시아속담 같은 공약을 제시하였다. 그러고도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만들지 못했으니, 유권자들 의식 수준을 얕잡아 본 한바탕 ‘개그콘서트’를 한 셈이다.


30년 만에 지방의회 선거가 부활하여 1991년 3월에 기초의원선거를, 6월 20일엔 광역의원선거가 치러졌다. 처음엔 지금처럼 시장. 군수 선거와 시. 도지사선거를 함께 하지 않고 지방의회 선거도 따로 하였다. 그런 광역의원선거에 삼척탄좌(이하 삼탄)에서 채탄광부로 일한 내가 나가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나는 도의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고 선거에 아무런 상식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한 내가 후보자로 추천된 배경은 이러했다.


삼탄에서 89년도에 해고된 파업지도부를 위한 모금 운동에 앞장섰다가 해고가 되어 ‘갱목시위’를 벌이는 등 치열한 투쟁 끝에 복직이 되었다. 6개월 후, 갱내 사망사고로 유족이 9일 만에 보상합의를 하고 장례를 치른 날 또다시 폭발사고로 ‘채탄광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터처럼 위험한 곳이 탄광 막장이긴 하지만 열흘 사이에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하여 대책을 촉구하다 두 번째 해고가 되었다. 함께 징계를 받은 동료들과 ‘평민당사’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다 탄광의 사망 재해 문제를 세상에 알리려 작업용 도끼로 손가락 2개를 잘랐다.


나는 민중당 당원도 아니었다. 하지만 동료들을 위해 이렇게 물불 가리지 않고 앞장선 일들로 민중당 당원들이 나를 후보로 추천한 것이다.
당시 정선군은 도의원 지역구가 세 곳이었다. 그중 사북읍과 고한읍은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동원탄좌 삼척탄좌뿐 아니라 작은 탄광들도 많아서 광부와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였다. 이곳에 출마한 도의원 후보자는 모두 4명이었다. 탄광 사장, 광산노동조합총연맹 전 위원장, 큰 규모의 상조회 회장이 나의 경쟁자였다.


후보등록을 하였지만, 해고자로 복직투쟁 중이라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울 때였다. 하여, 선거비용 대부분을 당원들의 후원금 등으로 사용하고 내 돈은 1백만 원도 쓰지 않고 치른 선거였다.


후보등록을 하고서 부산에 계신 아버지께 도의원에 출마한 사실을 알렸다. 그랬더니 전화기로 들려온 아버지의 반응은 이랬다. “지금 네가 제정신이냐? 광부로 일한다는 놈이 무슨 자격으로 도의원 선거에 나간단 말이고? 택도 없는 짓거리 하지 말고 당장 때려치워라!”하고 야단을 맞았다.


아버지의 호통처럼 고한 사북읍은 나에겐 지연(地緣), 학연, 혈연 하나 없는 객지였다. 더욱이 중장비사업 실패 후 86년 3월에 이곳으로 와서 5년여 만에 출마하였으니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 하는 격이었다. (계속)

 



[ 성희직 명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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