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예술가에 강요되는 재능기부… 착취는 아닐까
2019/10/01 17: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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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에게 전시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며 위험 부담도 크다. 그나마 작품의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거나, 작가 본인의 커리어에 이름을 올릴만한 이름난 전시가 아니라면 그림을 내어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지역에서 진행되는 꽤 규모 있는 행사, 비중 있는 전시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에게 전시료가 지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내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노동력 착취다.


우리가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무심히 만나는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몇 달을 고민하고 몇 년간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비로소 나온 그림일수도, 목숨을 걸고 줄을 탄 채 카메라에 담은 사진일수도, 아파트 여러 채 값과 함께 청춘을 몽땅 지불하고 배워온 노래일수도 있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감동이나 영감을 주는 작품 아니, 벽이 좀 덜 허전하게 해주는 수준의 작품이라도 어쨌거나 그것을 생산해내는 것이 생계인 이들에게 무료봉사를 입에 올리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예술인이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평균 수입은 1281만원. 이들에게 지우는 무료봉사의 짐은 가진 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아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알린다고 해서, 적어도 기백만원은 쳐줘야 내줄 이들의 작품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이도 별로 없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작가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예술가를 지원하는 목적은 예술문화의 융성이지 지역축제의 볼거리 제공이 아니다.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봐도 지역행사를 위한 지역 예술가들의 무료 전시는 착취라는 단어 외에 달리 정의할 말이 없다. 왜 상당한 비용을 들여 개최하는 지역의 문화 행사에서 정작 작가들에게는 단돈 50만원을 내어줄 배려도 없는 것일까. 이들이 떠나면 그 많은 텅 빈 벽들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지역 예술가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지역 사회의 캠페인과 책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 최광호 lead@jswee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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