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행복 – 124 '입맛'
2019/02/18 11:5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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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10여 년 전, 아우들 여섯 명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강원도 속초로 겨울 여행을 갔었답니다.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숙소에 짐을 풀고, 속초에서 조금 내려가면 물치라는 작은 포구가 있는데 그곳을 갔더니, 갓 걷어 올린 그물에 임연수어(이면수)가 펄 덕이고 있더군요.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방금 남편이 잡아 올린 그물인데 싸게 줄 터이니 사가라고 해, 오십 마리를 샀답니다. 식용유와 소금을 사서 숙소에 돌아와 손질을 해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구웠답니다. 그리고는 제가 후배들에게 “자네들이 더 오래 살 사람들이니 살을 먹고 나는 껍질만 먹겠다.”고 하고는 저는 줄곧 껍질만 먹었답니다.
입이 많아서 인지 먹다보니 오십 마리를 다 먹었지요. 그리고는 저는 한 이십여 일 간 이면수 트림을 했답니다. 나중 후배들이 이면수는 살보다 껍질이 더 맛있다는 것을 알고는 형님 식탐은 대단하다며 지금도 이면수 트림을 하냐고 놀려대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창피할 정도로 대단한 식욕에 대단한 식탐이었지요.
엊그제 마트에 잘 손질해서 포장된 이면수를 사다가 팬에 구웠는데 그 시절 입맛이 전혀 아닌 것에 반 마리씩 구어 몇 끼를 먹었답니다.
그러면서 그 시절 그 입맛이 언제 사라졌을까 생각하면서, 젊었을 때 그 입맛이라면, 운동량도 적은데 너무 폭식하게 돼 탈이 날 터이니 꼭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먹으라는 뜻이 구나 생각하면서,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 입맛도 그렇고 눈귀가 침침해 지는 것도, 볼 것만 가려보고, 들을 것만 가려서 들으라는 하늘의 뜻이 구나. 그리 위안하며 산답니다.








묵정밭 


너무 오래
묵혀 둔 밭



풀 뽑고
거름 주어
기름진 터 일궈야지



상추 쑥갓에
고추도 심고
채송화 백일홍에
국화도 심어야지



벌 나비 모여들면
새들도 찾겠지



그곳에 눌러 앉자
나비의 느림도
백일홍의 인내도
국화의 향기도
배워야지



오래 오래 묵혀둔
내 가슴 묵정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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