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알파인 철거공사, 아물고 있는 상처를 다시 할퀴는 일
2018/12/27 14:11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미투데이로 기사전송 다음요즘으로 기사전송

화암에서 농부 최종균


2018 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를 수행했던 우리지역 북평면 숙암리 정선알파인경기장의 복원문제를 놓고 떠들썩하다. 2014년 경기장 공사 준비를 하던 시절에는 정부 관계기관 및 관련 단체와 강원도와 정선군 등 지자체가 복원을 전제로 하여 합의를 거친 후 진행되어 완공 후 올림픽을 잘 치렀다. 그런데 2018년이 다 지나가고 있는 지금 알파인경기장 진입로 전체에 가시철조망과 수십 개의 현수막을 설치해 놓고 해당 지역 주민과 지지 단체인 정선군 번영회가 함께 진입로 전체를 점거하여 복원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시위 단체의 요구사항 요점은 ‘복원은 하되 곤돌라 전체와 경기장 최상부까지의 진입도로는 남겨 놓아 달라’는 것이다. 반면 국유지를 관리하는 당해 산림청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이 당초 합의된 복원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복원 주장의 편에는 환경관련 단체들이 있음은 물론이다.


양측 주장을 냉철하게 분석해 보자. 이 사안은 근본적으로 개발과 환경보전의 문제이다. 당초 복원을 전제로 경기장 개설을 허가한 것도 결국 동계올림픽 수행을 통한 국가의 발전을 위해 환경보전의 당위성을 잠시 유보한 것이다. 올림픽이고 국가발전이고 뭐고 환경보전만이 지상 최대의 목표였다면 애초부터 올림픽을 못 치르더라도 가리왕산에 삽을 대지 말았어야했다. 그러나 환경보전도 중요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온 국민의 여망이었던 우리나라 최초 동계 올림픽 유치라는 중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이미 개발은 합의되고 말았다. 이제 이미 상당 훼손되어진 상태에서 ‘어떻게 자연과 최대한 가깝게 복원이 되도록 애쓸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다. 그런데 자연이라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자연은 경이롭다. 자연이 수천 년 동안 정성들여 아름답게 빚어 놓은 알파인경기장 일대를 우리 인간이 장비의 삽질을 통해 상처를 냈다. 그러나 자연은 그 상처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치유의 프로그램을 돌린다. 위대한 자연의 초기 치유는 이미 상당 진행되었으며 또 진행되고 있다.


토질역학과 사면 안정관련 학문을 공부하고 건설현장에서 그 실제 사례를 수차례 경험한 필자는 자연의 위대함을 확신한다. 그런데 지금 복원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또 다시 대규모 장비의 삽질로 성토물과 설치 구조물을 걷어낸다면, 아물고 있는 상처에 또 상처를 내는 오류를 범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주 각종 언론 매체에서 현지를 방문하였을 때 초청을 받아 함께 곤돌라를 타고 경기장 전체를 자세하게 돌아 볼 기회를 가졌다. 토목 공학도인 필자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대 경기장의 지반이 대체로 배수가 용이한 재질로 구성되어있는 것을 감안할 때 현재의 상태에서 그냥 두어도 슬라이딩(경사면 지반 덩어리 미끄러짐)과 같은 일은 쉽게 생기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더 정확한 판단과 예측을 위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전문 업체나 기관에 의뢰하여 지반 정밀조사 후 공학적인 해석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복원이라는 문제가 단순하게 그냥 장비를 들이대 파내고 실어내서 없애는 것이 솔루션(해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초에 국가적인 중대사인 올림픽 유치와 실행을 전제로 합의되어 이미 집행된 개발결과를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냉정하고 차근하게 지혜를 모아 합리적으로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만약 지금의 기존 설치물과 구조물/사면들을 남겨둔다면 어떻게 여하히 자연경관과 환경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아니하고 지역 관광 상품으로 활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도 머리를 맞대고 정말 냉철하게 숙고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단순한 개발논리를 바탕으로 저질러진 난개발의 병폐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자랑스럽게 동계와 하계 올림픽을 모두 성공적으로 치러낸 우리 대한민국의 긍지를 살려 후대에 물려줄 올림픽 유산화 측면은 더 중요한 과제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자랑스런 우리 정선군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일까? 단순히 생존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우리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의 모습으로 비춰질까 심히 두렵다. 따라서 필자는 경기장 슬로프(경사면)도 포함하여 존치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의명분은 합리적인 복원/존치와 올림픽유산의 보전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존치 타당성과 복원 타당성 논리의 대치 국면에서 우리가 서두를 것이 있고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 있다. 복원문제는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어떻게 합리적으로 복원 혹은 존치할 것이냐의 대책이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준비되어져야한다고 보인다. 금년말로 산림청에서 허가한 사용기한이 끝나더라도 그게 뭐가 문제인가 유보기간을 넉넉히 두고 다시 기한을 조정하면 될 것이다.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중요한 일이며 산림청은 또한 남인가? 기한이 끝났다고 당장 산림청 멋대로 즉각 삽을 댄다면 그건 정말 감당하지 못할 무모한 짓일 것이다. 토론과 모임을 통해 다양하고 합리적인 지혜를 모아내야 한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webmaster@jsweek.net
정선신문(jsweek.net) - copyright ⓒ 정선신문.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주)정선신문사(http://jsweek.net) | 설립일 : 2014117| 발행·편집인 : 최광호 | Ω 233-804  강원도 정선군·읍 봉양1길 94 

    사업자등록번호 : 225-81-25633 | 인터넷신문등록 : 강원-아00162 | 등록일 : 2014년 1월 24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누리
    대표전화 : 033-562-0230 | lead@jsweek.net

    Copyright ⓒ 2014 jsweek.net All right reserved.
    정선신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