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지명유래] 말구리재·탑서낭당이·얼음굴
2018/01/08 10:0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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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구리재

운치리에서 예미리 유문동으로 넘어가는 험한 고개다. 옛날 결혼을 하기 위해 신랑을 태운 말이 족고 굽이가 심한 이 고갯길을 지나다가 길 아래로 굴러 신랑과 말이 모두 죽었다고 해서 생겨난 지명이다. 그 이후로 운치리에서 읍내로 장가를 들거나 시집을 가는 신랑 신부들은 지름길인 말구리재를 넘지 않고 고성리 쪽으로 돌아 재를 넘어갔다고 한다.

말이 굴러 죽었다는 옛 이야기를 근거로 생겨난 말구리재라는 지명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실제로 크다는 뜻을 지닌 고개또는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구리라는 말이 결합된 지명으로 그만큼 험한 고개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운치리와 예미리에 살던 사람들의 족보집 등 문헌에는 말구리재종영’(宗嶺)으로 표기해 놓았다.

 

탑서낭당이

고말잔등 아래 납운동에서 돈니치에 거의 이르러 길옆에 있었다. 길 왼쪽에 성황당이 있었고 건너편에 높이5m, 3m되는 돌로 쌓은 탑 두개가 나란히 있었다고 해서 탑서낭당이라고 했는데 30여 년 전 도로를 넓히면서 허물어졌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얘기로는 신()씨라는 사람이 한문을 배우기 위해 오가면서 돌을 쌓았다고 한다. 오래 전에는 대낮에도 이곳을 지나다니기가 무서웠다고 하는데 실제로 도깨비불을 보았다거나 납운돌에서 술을 마시고 밤늦게 돈니치로 가다가 이곳에서 귀신에 홀려 박달아치 중턱까지 따라 올라갔었다는 노인들이 지금도 돈니치에 살고 있다. 1996714일 운치리 주민들을 중심으로 인근 고성리와 덕천리 주민들이 힘을 합쳐 제1회 얼음굴축제 및 성황탑 복원식을 치르면서 길 한쪽 성황당이 있던 곳 위에 탑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얼음굴

납운돌을 지나 돈니치를 향해 오르다가 탑서낭당이 있던 곳에 거의 이르러 고말잔등 산사면에 있는 굴이다. 어른 한 사람이 겨우 들어 갈 정도인 이 굴에는 6월 중순부터 얼음이 맺히기 시작해 8월 초순이면 절정을 이루고 겨울에는 더운 바람이 불어 나오는 곳이다. 얼음굴에 얼음이 어는 것은 낮은 온도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공기가 갑자기 높고 건조한 대기와 만날 때 급격한 팽창, 증발 현상이 나타나 열을 빼앗아 감으로 갑자기 온도가 내려가는 단열냉각 현상 때문이다. 화산암(안산암)으로 이뤄진 돌밭(테일러스·Talus)의 윗부분 바위틈으로 들어온 따뜻한 공기가 겨울 동안 차가워진 바위와 중력에 의해 바위 틈새로 유입된 눈과 얼음에 의해 식으면서 뜨겁고 건조한 대기 속으로 흘러나오는 곳에 결빙 지점이 생기는 것이다. 어른 한 사람이 몸을 굽혀 겨우 들어갈 정도인 이 굴에는 겨울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돌밭 속 깊숙이 쌓이는 얼음의 양이 늘어나서인지 이듬해 여름 얼음이 어는 기간도 길어진다고 한다. 옛날부터 운치리 얼음굴에 어는 얼음을 토종꿀과 함께 재었다가 빈속에 먹으면 속병을 고친다는 예기가 전해 내려와 일제강점기에는 매년 6월 중순에 처음 어는 얼음을 정선군수에게 바친 적도 있다고 한다. 1996714일에는 운치, 고성, 덕천리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제1회 얼음굴 축제를 열기도 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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